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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유럽or지중해/뚜르 드 몽불랑(TMB)트레킹

5일-1...보놈산장-꼴 데 푸어스(2716m)-치즈농장-꼴 드 라 셍이(2516m)-엘리자베타산장

 

보놈산장에서 보통 초원의 목초지를 가로질러 샤퓌로 내려가지만

푸어스 고개를 넘고 셍이 고개를 넘는 변형 루트로 이탈리아 엘리자베타 산장까지 간다.

 

푸어스 오르는 길은 잔설이 많이 남아있어 만년설을 밟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데

올해는 지난 7월달 내내 이어진 가뭄과 이상 기온으로 살 얼음만 살짝 얼은길을 걸을 수 있었다...

*** 18km / 오르막 1,700m / 내리막 900m / 약 11시간 소요.

 

 

 

이른 아침에 비가 안 오는 산장 주위 돌아보기는 첨...ㅠㅠ

어제 저녁을 넘 훌륭하게 얻어 먹어서 오늘 아침도 은근 기대햇는데...

뻣뻣한 빵에 버터 발라 가지구 사발에 담은 홍차물과 함께 먹어야 한다넹...ㅋ

헐...

오늘 고개를 두 개나 넘어야 하는디...

참나...

우리가 그런 사람이 아니였는데 이상하게 먹는거에 목숨을 거네....

 

상큼한 이른 아침...그래서 몸과 마음을 단단히 다 잡을 수 있는...이런 느낌도 좋으다....기온은 쌀쌀하니 추웠다...살짝 살 얼음도 얼고...

그렇치만 아침 햇살에 영롱하게 빛나는  풀잎에 맺힌 작은 얼음 이슬(?)들이 얼마나 예쁘던지...

 

능선에 비추어지는 저 멋진 햇살을 바라다 보니 마음이 벅차 오른다...얼마만이냐...

그동안 잘 못한 모든것을 다...사 함 받은 듯이...ㅋㅋㅋ

모두모두 나와서 사진찍기 삼매경...

 

너무너무 좋와...이제부터 시작이라구...

 

 

 

간단하게 몸을 풀고 미지의 세계로 향하여 출발~~~오늘은 어떤 풍광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???

대장님이 오늘 코스는 날이 좋와서 트레킹내내...풍광은 좋은데 

오르막이 길고 처음 내리막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다고....

 

그동안 내리는 비로 안 할 고생 수태하고 꽉 막힌 시야로 아무것도 못 봣는데

인제 와서 이 마당에 어려운 내리막이 뭔 상관이래요???하고 겁도 없이 대답햇지만 내 심 걱정은 돼 더라고...ㅎㅎㅎ

양 무릎에 보호대를 장착하고...그래... 함 즐겨 보자고~~~ㅎㅎㅎ 

초원의 풀과 사람들이 다닌 길위 엔 살짝 살 얼음이 얼어있어 그것을 밟고 걸어가면

바삭바삭 소리를 내는데 손과 입이 시려워 춥지만 그 느낌이 얼마나 상쾌하고 행복하던지....

 

 

 

 

살얼음을 밟고 한 시간여...이 고개를 올라가자...

사방이 훤하게 트인 멋진 풍광이 기다리고 있었다...

 

빛이 좋지 않아 사진이 좀 그렇지만 그 때 우리는 이 곳에서

쏟아지는 햇살과 파아란 하늘...산 등성이에 걸려 있는 뭉게구름...

아침나절이라 한 낮 장렬하는 햇빛의 잔치때와는 다른 뭔가  신비로운 기운이 느껴지는 멋진 풍경에 넋이 나갔었다....

 

 

 

요기가 2685m 푸어스고개...요걸 찍을라믄 요롷게 털퍼덕 앉아서 찰칵!!!

날씨 좋고 풍광 좋으니 단체 사진도 ...

요 빨간 아저씨... 내가 사진을 찍자고해서 같이 찍었는데 한참 후 들른 치즈 공장에서

어느분이 내 얼굴을 유심히 보면서 아는척을 할까???말까???

자세히 보니 푸어스 고개에서 사진을 찍은 아저씨...ㅋㅋㅋ

반가웟당께용...아저씨도 마니 반가웠쮸???ㅋㅋㅋ

여기서 부터 무지막지한 내리막이 시작되는데...

카메라를 꺼낼 엄두도 못 내고 두 어시간을 정신없이 내려갔다...

내려가도... 내려가도 끝이 없넹...

저 앞에 파랗게 펼쳐져있는 초원에 거미줄처럼 끝없이 나아있는 내가 내려가야 할 고행의 길...

 

그래도 내려가는 내내 나의 마음은 더 없이 행복했다...

무한 애정을 실어 나에게 잘 내려갈 수 있게 힘을 주는 짝꿍과

티 안 나게 마음속으로 배려해 주는 대장님과...ㅋ

앞에서 자상하게 리딩해 주는 브래드...

버벅대며 앞에서 꾸무럭거리는 부실한 나를 잘 이해해 주시고 아무 눈치 안 주시는 팀원들...

다시한번 감사...^감사...^^

 

즐거웠다...내리막 내내...

 

마음속엔 온통...  이젠 비가 안 와...다 끝났다구....조금 있으면 따가운 햇살이 비출거라구...헐헐헐

활짝 열린 시원한 풍광만 남았다구!!!... 헐헐헐

 

 

 

 

자갈로 된 너덜길이 얼추 끝나가고 이 길을 조금 지나면 초원지대로 돌입...

할아버지도 이른 아침 배낭에 문제의빵 한 덩어리 들머 메시고 올라 오셨넹...봉~~~쥬르~

 

죽겠다고 벌벌거리며 내려온 길을 다 내려와서 올려다 보면...대견...대견...

급 경사의 흘러 내리는 돌무더기 사이를 더듬더듬 잘도  딛고  내려온 내 자신이 자랑스러워

사진을 찍어 보지만

사진과 실제와는 항상 만만에 콩떡...ㅠㅠ

 

 

 

 

 

멋진 곳... 여기서 간식과 물을 먹고... 

 

 

 

참고로 알프스를 걷다 보면 소를 키우는 목장이 산 위에 있는 곳이 많은데

이 높은곳에서 키우는 소의 젖을 어떻게 짜냐고??? 물었더니

브래도 왈...소 젖 짜는 차가 직접 와서 짜 간다고...

아마도 이런차가 목장까지 올라와서 짜 가는가 보다...

그래서 이 곳에서 생산되는 우유는 신선하고 소에게 항생제와 같은 것도 거의 안 먹인다고....

 

치즈공장에 들렀을때 이 차를 보니 브래드의 말이 생각이 났다...

 

 

 

 

 

무엇이든지 잘 보고...잘 찾아내고...해서 약용 약초...버섯...동물...

특히 독수리... 까마귀를 여러번 알려 주었고ㅋ...우리에게 무엇 하나라도 더 보여 주려했던 브래드...

앞서 가던 브래드가 잠시 멈추어서 집어 올린것은 바로 죽은 새였다...

치즈공장 내려가는 길...

 

 

 

 

 

아랫쪽으로 보이는 라 빌 디 그라씨에 치즈 공장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이 치즈 공장은 전통 방식대로 특산품인 부포 치즈를 만드는 곳이다...

맛은 우리나라 청국장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꾸리꾸리하고 짯다...

 

이 치즈 말고 지방을 빼고 만든 하얀 치즈를 맛 보았는데

이 치즈는 정말로 짜지도 않고 맛이있었다...

이후로... 점심시간엔 이 치즈를 즐겨 먹었다...

 

 

 

점심식사때 먹을 연어샐러드 통조림과 후식 브라우니

 

 

 

치즈공장에서 30분 이동하여 점심식사...

 

 

 

 

 

 

프랑스지역의 마지막 산장인 모떼산장(1870m)이 눈 앞에 나타난다...

 

조기... 두 양반이 분위기 있게 누워 계시는 곳이 우리가 점심을 먹을 곳... 

 

 

아까 참치 통조림에 설익힌 밥 샐러드 넣고 요래...요래... 비벼서 먹으면 꿀맛이죵...

요기서 아삭아삭 씹히는 잘게 쓸은 양파 맛이란...ㅋㅋㅋ

왜 안 그렇겠어요???

이렇게나 멋진 곳에서 눈물나게 시원한 풍광을 바라다 보면서 먹는데 말이죵...ㅋ 

에공...네네&수키씨~~~좋와요!!!

 

너무나 멋진 두 커플...

꼴초들이 산행하다 담배피는 자리가 명당자리란 말이 꼭 맞네...

엄청 난 mtb 매니아들...

tmb도 엄청나고mtb도 엄청 나고...ㅋㅋㅋ

걸어가기도 힘드는데 자전거를 타고 그 큰산을 오르는 모습은 그냥...입이 벌어진다.

엄청난 노력의 결과 이겠지만 새 다리인 나는 저들의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만 눈에 들어오다라...ㅋ

우리가 다녀 온 치즈공장은 천해의 요새...

오르고...또...오르기...

 

봉~~~쥬르!!! 어디서 왔슈??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