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도보순례 1 일차] 오리손 산장 ~ 론세스바예스 : 18km / 누적거리 18km
참나!!!
순례길 걷기도 또 이런 날씨로 시작하네그랴~~~ㅠㅠ
망토우의 옷깃을 단디 여미고,
양 손에는 장갑위에 주방용 실리콘 장갑(춥고 비바람칠때 짱!)을 끼고
만반의 준비가 끝났다.
모쪼록 순례길 걷기를 시작하는 지금처럼 끝날때도 그대로~~
어디 한 곳 다치고, 상한곳없이~무사히 잘 끝나기를 기원하며...
비가 내리고 있는 풍경을 바라다 보고 있다.
부디,행복한 시간이 되기를~~~
"내 뒤에서 걷지 말아요,
난 당신의 가이드가 아니예요.
내 앞에서 걷지 말아요,
난 당신을 따라 갈 수 없어요.
내 옆에서 같이 걸어요,
우린 친구가 될 수 있어요."
우리들의 시작점인 오리손산장에 서니,
많은분들이 이야기하는 것 처럼
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다는 것이 우리 인생의 첫 버킷리스트는 아니였지만,
오랫동안 계획 한 일이었다.
막상 이렇게 시작점에 서니 설레기도 하면서 기대감도 있고... 한편으론, 걱정도 된다.
모쪼록 종착점인 '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'까지 안전하게 마무리 하길...
아~진짜 불 친절!
많은 순례객들 때문에 너무나 바쁜 나머지(자기들만의 생각~^^)
하루하루를 왕 짜증나게 영업을 하는 사람들 같아~ㅠㅠ
생수 두병 사기가 이렇게 힘들일이야???
크리스가 혀를 내 두르며 겨우 사 가지고 나왔다.ㅋㅋㅋ
생수 두병 달라는데 ,
달라는 생수는 안 주고 뭐라뭐랔카는뎅~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...원~
엄청 바쁜척 일을 하면서
젖지도 않은 우의를 입은 나에게
카운터 곁에는 가까이 서 지도 말라고 손짓부터 하며 대응하는 직원의 표정이 너무나 불쾌해서
그만두고 싶어도
다른것도 아니고 먹을물이니 그냥 출발할 수도 없고해서 크리스에게 부탁을 했눈뎅~
이렇게나 힘들줄이야~
팔라는 생수는 안 팔고~
밖으로 나가서 수도꼭지에서 받아 가라는 말을 그렇게 퉁명스럽게 한거다.
우리는 받아갈 통도 없고,그런물 먹으면 바로 화장실가야해! 그럴 시간이 없다구~젠장!!!
이번에도 또 주문하는 크리스에게 자판기에서 사~ 라고 쏼라~쏼라~
자판기로 나가서 보니 자판기가 안 돼!
다시 다른 직원에게 주문하니, 또 자판기서...헐~
크리스가 여기가 불친절하다고 소문이 나긴했지만
오늘은 너무하다~며 직원을 끌고 자판기로 간다.가 보니 자판기에 생수가 품절!
그때서야 생수 두개를 내어 준다.예라이~
오리손 산장 직원이 물을 받아 가라고 했던 수도와 함께...ㅎ
물 두병 사기를 오리손 산장 직원들의 불친절함에 기분이 상해서
정신이 좀 없기는 했지만 서두~정신을 차리고,
자...그럼 출발합시다요~
오리손 산장을 뒤 돌아보며~
좀 여유있게 장사하길 바래~순례객들에게 배려도 좀 하면서 말이지.
크리스의 말로는
이 나라 사람들이 배려심이 좀 없다고 하네~
예를 들자면...
산티아고 순례차 이 곳을 방문하는 순례객들이 그렇게 많은데
순례길에 화장실을 하나도 안 만들어 놓은 건 정말로 배려심이 없는 증거라고...이 말에 동감!
나폴레옹이 군사를 이끌고 넘었다는 빨간색 루트로 피레네 산맥을 넘는 듯...
세차게 불어 닥치는 비바람!을 뚫고 앞으로~ 앞으로~
안개가 시야를 가린 길을 정신없이 오르다 보니 어느새 푸드트럭 이네~
순례자들이 그렇게나 반갑다던 푸드트럭을 만나
점심식사를 한다고 좁은 공간에 다 모였는데 어째?분위기가 좀 어수선하다.
제대로 장비를 갖추지 않은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...체온이 떨어져서
손,발이 시렵고
면 종류의 의류를 입은분들은 속옷까지 다 젖어서 추위에 떨고 있었다.
따끈한 핫 쵸코를 주문해서 먹어보니 뜨겁지도 않은 물에 제대로 섞질 않아서 엉망진창.ㅎ
그렇게나~ 맛나다는 푸드트럭의 핫쵸코인뎅~ㅠㅠ
잘 섞이지도 않고 다 식은 말만 핫쵸코와 빵을 코로 들어가는지~ 입으로 들어가는지~ 정신없이 먹고
삶은 계란과 바나나는 바라다보기만 하고 다시 걷기 시작~
고도도 높아지고 세찬 비 바람으로 기온이 많이 내려 간데다가
옷까지 다 젖었으니...
하나 남은 실리콘 장갑을 추워서 입술이 다 자줏빛으로 변해 떨고 있는 일행에게 주었다.
이 길을 걷다보면,
바라다보고 내려다 볼수록 피레네의 풍광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힘든 줄 모른다 했는뎅~
악천후로 아무 생각도 없이 앞으로 앞으로 하염없이 걷기만 했다.
그렇지만 지금 이때~ 멀리 보이는 풍광 만큼은 너무나 아름다웠다~
우리랑 몇번이나 만났다 헤어졌다 했던 포루투칼에서 온 순례자~ㅎ
안개가 끼면 아무것도 안 보이다가 세찬 비바람에 안개가 걷히면 이렇게 훤~해지기도...
15.5km 지점의 티바울트 십자가 상
저 멀리 앞에서 길을 잘 못든 일행을 인솔자가 소리를 지르며 알려 주고 있다.
벤타르테아 언덕을 오르다
아스팔트 길을 벗어 날때 즈음 위치한 길 잃기가 쉽다는 지점도 잘 통과해서
본격적인 내리막 숲길이 시작된다.
한 여름 더울땐
시원한 그늘길이 이어지는 이 길에 들어서면...
힘들다는 마음이 싹 걷히며~ 단비를 만난것 처럼 행복하다 했눈뎅...ㅎ
질척벌척한 길을 살짝 긴장한 가운데 문제의 내리막 시작점을 통과하고 있다.
비바람을 뜷고 한걸음~ 한걸음~ 잘 내려가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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